[발행일: 2025년 9월 14일]

애플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핵심 AI 인재들의 이탈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때 AI 분야의 선두 주자로 평가받았던 애플이 최근 몇 년간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이러한 'AI 두뇌' 유출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중대한 도전 과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음성 비서 '시리'와 차세대 웹 검색 시스템 개발을 주도했던 고위 임원들의 퇴사 소식은 애플의 AI 전략 전반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 패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현 시점에서, 애플이 직면한 인재 이탈과 개발 지연 문제는 그 파급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애플의 핵심 AI 임원, 로비 워커 이탈 확정… AI 전략 난관 봉착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최고위 AI 임원 중 한 명인 로비 워커(Robby Walker)가 다음 달 회사를 떠날 예정입니다. 워커는 애플의 음성 비서인 시리(Siri) 개발을 총괄했던 핵심 인물로, 그의 이탈은 단순한 인력 유출을 넘어 애플 AI 부서 내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시사합니다. 그는 올해 초 시리에 최신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능을 탑재하는 업그레이드 작업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시리 담당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에는 퍼플렉시티(Perplexity)나 챗GPT(ChatGPT)와 같은 외부 AI 서비스와 경쟁할 차세대 AI 기반 웹 검색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는 최고위 임원 중 한 명이 되었으며, 이 시스템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었습니다. 현재 그는 애플의 '답변, 정보 및 지식(Answers, Information and Knowledge)' 팀을 총괄하는 시니어 디렉터직을 맡고 있었으나, 최근 몇 달간 그의 직무와 팀 규모가 대폭 축소된 것으로 알려져 내부적인 입지 변화를 짐작하게 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임원의 퇴사는 애플의 AI 프로젝트 추진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리의 한계와 로비 워커 임원의 고뇌… "하와이에 닿지 못했다"

로비 워커 임원의 퇴사 배경에는 애플 내부의 AI 개발 난항이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3월 내부 회의에서 시리의 기능 업그레이드 지연에 대한 비판에 대해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습니다. 워커 임원은 당시 "우리는 수백 마일을 헤엄쳐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웠지만, 결국 하와이까지는 가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우리가 비난받는 것은 우리가 해낸 놀라운 수영 때문이 아니라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비유하며 내부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이 발언은 애플 내부의 AI 개발 과정이 얼마나 지난하고 복잡한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사용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시리의 현주소를 대변합니다.

2011년 아이폰 4S와 함께 처음 공개된 시리는 초기에는 음성 명령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혁신적인 기능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나 아마존 알렉사(Amazon Alexa) 등 경쟁사 제품에 비해 반응 속도, 맥락 이해 능력, 자연스러운 대화 처리 능력, 그리고 특히 생성형 AI 시대에 요구되는 복합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능력 면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시리가 단순 명령 수행을 넘어 복잡한 의도를 이해하고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애플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워커 임원의 발언은 이러한 기술적, 전략적 한계 속에서 개발팀이 겪는 좌절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연이은 AI 인재 유출, 메타 등 경쟁사로 이동… '두뇌 유출' 심화

로비 워커 임원의 퇴사 소식은 최근 애플 AI 조직에서 이어지는 고위 임원 및 핵심 엔지니어들의 연쇄 이탈의 연장선에 있어 더욱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애플의 AI 모델 팀을 이끌었던 루오밍 팡(Luoming Fang)은 최근 메타(Meta)로 자리를 옮겼으며, 그 외 다수의 AI 엔지니어와 연구원들도 그 뒤를 따랐습니다. 또한, 지난달에는 검색 서비스를 담당하던 또 다른 고위 임원인 프랭크 추(Frank Chu) 역시 메타로 이직했습니다. 이처럼 애플의 핵심 AI 인재들이 경쟁사인 메타 등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단순한 인력 재배치를 넘어, 애플의 AI 개발 역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두뇌 유출(Brain Drain)'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특히 메타는 최근 오픈소스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인 '라마(Llama)' 시리즈를 공개하며 AI 분야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메타는 애플과는 다른 개방적이고 공격적인 AI 연구 개발 전략을 취하며, 핵심 인재들에게 파격적인 연봉과 스톡옵션, 그리고 더 많은 연구 자율성을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인재들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사들의 인재 확보 전략은 애플이 최고의 AI 전문가들을 유지하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데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애플의 AI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애플 AI 개발 지연의 복합적 원인: 폐쇄적 문화, 개인 정보 보호, 하드웨어 우선주의

전문가들은 애플의 AI 개발 지연이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고 분석합니다. 첫째, 애플의 폐쇄적인 개발 문화가 AI 연구의 개방성과 속도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공지능 기술, 특히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와 외부 협력, 그리고 빠른 실험과 반복적인 실패를 통해 발전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하지만 애플 특유의 보안 중심적이고 비밀주의적인 문화는 이러한 개방적인 연구 환경 조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경쟁사들이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협력하며 모델을 빠르게 발전시키는 반면, 애플은 내부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 외부의 혁신을 흡수하고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둘째, 개인 정보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애플의 정책은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대규모 사용자 데이터 접근에 제한을 가할 수 있습니다. AI 모델의 성능은 학습 데이터의 양과 질에 크게 좌우되는데, 엄격한 개인 정보 보호 정책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막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애플이 가지는 근본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애플의 하드웨어 우선주의 전략 또한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투자를 상대적으로 늦추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아이폰, 맥, 아이패드 등 하드웨어 판매를 통해 높은 수익을 창출해왔으며, AI는 이러한 하드웨어의 부가적인 기능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반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경쟁사들은 일찍이 클라우드 기반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에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며 AI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왔습니다. 이러한 전략적 차이가 현재 애플이 AI 경쟁에서 뒤처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AI 경쟁력 약화, 애플의 미래 제품 및 시장 지배력에 심각한 위협

이러한 AI 인재 유출과 개발 지연은 애플의 미래 경쟁력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자율주행차, 그리고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기기 등 미래 모든 전자기기와 서비스의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애플이 AI 분야에서 뒤처진다면,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데 한계를 맞이하고, 결국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이미 시장에서는 아이폰의 새로운 기능을 기대하는 목소리 중 상당수가 개인화된 AI 기반 서비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더욱 똑똑해진 음성 비서, 사진 편집을 넘어서는 콘텐츠 생성 기능,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하여 선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온디바이스 AI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애플이 야심차게 출시한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와 같은 신기술 제품 역시 강력한 AI 지원 없이는 사용자의 몰입도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AI 기술 리더십이 향후 5년간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수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자들 역시 애플의 AI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AI 경쟁력 약화는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국 AI 시대에 애플이 혁신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AI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위기 극복 위한 애플의 노력: 온디바이스 AI와 생성형 AI 개발 박차

애플도 이러한 위기감을 인지하고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팀 쿡(Tim Cook)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차례 AI 투자 확대 및 개발 중요성을 강조하며, 특히 2024년 WWDC(세계 개발자 회의) 등 주요 행사에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라는 자체 AI 플랫폼을 공개하며 AI 분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에 중점을 두어 사용자 데이터 보호를 강화하고 반응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온디바이스 AI는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하며, 개인 정보가 클라우드로 전송되지 않아 보안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애플은 기존 시리의 기능을 대폭 개선하고, 사용자에게 보다 자연스럽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AI 기반 웹 검색 시스템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구글의 제미니(Gemini)와 같은 외부 LLM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자체 LLM 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시장 선두 주자의 기술을 빌려 AI 격차를 빠르게 줄이려는 현실적인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애플이 자체 AI 기술력에서 경쟁사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것일 수도 있어, 업계의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글로벌 AI 인재 확보 전쟁의 단면을 보여주는 애플의 사례

애플의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AI 인재 확보 전쟁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 유망한 AI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술 기업들이 최고의 AI 연구원과 엔지니어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AI 인재는 곧 미래 기술 패권으로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각 기업들은 수십만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파격적인 연봉, 대규모 스톡옵션, 그리고 최첨단 연구 환경과 높은 연구 자율성 등 전례 없는 조건을 제시하며 인재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분야는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만큼, 숙련된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십만 명에 달하는 AI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이러한 인재 부족 현상은 기업 간의 인재 쟁탈전을 더욱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애플 역시 이러한 경쟁 환경에서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단순히 재정적 보상을 넘어 매력적인 연구 비전 제시, 유연하고 개방적인 기업 문화 조성, 그리고 충분한 컴퓨팅 자원 제공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핵심 인재 유출이 지속되어 기술 혁신에 대한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결론: AI 시대, 애플의 도전과 과제

애플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오랜 기간 기술 시장을 선도해왔지만, AI 시대에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핵심 AI 인재들의 연쇄 이탈은 애플이 당면한 AI 전략의 난관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단순히 최첨단 하드웨어를 넘어 사용자에게 진정으로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AI 소프트웨어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애플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AI 분야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함께 폐쇄적인 개발 문화의 변화, 그리고 인재 유치를 위한 혁신적인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글로벌 기술 시장은 이미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애플이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략과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애플의 향후 AI 개발 로드맵과 인재 확보 노력은 이들이 미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용어해석

• 시리(Siri): 애플에서 개발한 음성 비서 서비스.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인식하여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고 정보를 제공합니다.
• 생성형 AI(Generative AI):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 새로운 콘텐츠를 스스로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말합니다.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이 대표적입니다.
•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여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 모델입니다.
•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스마트폰, 태블릿 등 기기 자체에서 직접 인공지능 연산을 처리하는 기술입니다. 개인 정보 보호와 빠른 반응 속도가 장점입니다.
• 제미니(Gemini): 구글에서 개발한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LLM)로,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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