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진, 반려동물 위한 혁신 기술 '동물 인터넷'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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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연구진, 반려동물 위한 혁신 기술 '동물 인터넷'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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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12일

반려동물과 사람이 서로 영상 통화를 주고받는 미래가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단순히 공상 과학 영화 속 장면이 아니라, 현대 기술과 깊어지는 인간-동물 유대 관계의 필연적인 결합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 연구진이 이른바 ‘동물 인터넷(Internet of Animals)’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반려동물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동물들의 사회적 상호작용과 환경 통제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며, 나아가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반려동물은 더 이상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라 '가족'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약 638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7.7%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미국에서는 2022년 기준 약 8천70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2023년 1,470억 달러(한화 약 200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수치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에게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그들의 행복과 복지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동물 인터넷(IoA)은 사물 인터넷(IoT) 패러다임을 동물 세계에 적용한 혁신적인 개념입니다. IoT가 일상생활의 모든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정보를 교환하고 제어하는 것처럼, IoA는 동물과 그들의 주변 환경, 그리고 사람을 상호 연결하여 동물들이 스스로 필요할 때 소통하고 환경을 통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반려동물이 겪는 고립감, 외로움,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소하고, 그들의 삶에 풍부한 정신적, 사회적 자극을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인 동물 복지를 실현하려는 시도입니다. 단순한 원격 모니터링이나 자동 급식기와는 차원이 다른, 동물이 주체가 되는 양방향 소통과 능동적 환경 제어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반려동물 소통의 새 지평: '도그 폰'과 '앵무새 터치스크린'

글래스고 대학의 '동물-컴퓨터 상호작용 그룹'을 이끄는 일리에나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는 최근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영국 과학 축제'에서 이러한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는 동물 행동학, 인지 과학, 컴퓨터 공학이 융합된 동물-컴퓨터 상호작용(Animal-Computer Interaction, ACI) 분야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ACI는 인간 중심의 기술 설계를 넘어서, 동물의 고유한 감각, 인지 능력, 행동 양식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동물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시스템을 개발하는 학문입니다. ACI 연구자들은 동물이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기술이 동물의 삶과 복지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연구의 핵심은 반려동물이 스스로 필요할 때 주인에게 연락하거나 다른 동물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입니다. 이는 기존의 일방적인 인간 중심의 기술, 즉 인간이 동물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동물이 주도적으로 상호작용을 시작하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도그 폰(Dog Phone)''앵무새 터치스크린'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동물의 종 특이적인 인지 능력과 행동 양식을 고려하여 특별히 설계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그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외부와 연결될 수 있게 합니다. 예를 들어, 개는 후각과 청각, 움직임에 민감하며 발을 사용하기 쉽고, 앵무새는 시각과 부리, 혀를 활용한 정교한 조작이 가능합니다. 이 연구는 단순히 사람의 편의를 위한 것을 넘어, 반려동물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제어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21세기 동물 복지 담론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동물의 주체성(animal agency)'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려견을 위한 '도그 폰': 원격 소통의 시작

특히 주목받는 연구 중 하나는 반려견이 주인과 영상 통화를 할 수 있게 하는 '도그 폰'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움직임 감지 센서가 내장된 특수 전자 공을 활용합니다. 이 공은 일반적인 장난감 공처럼 보이지만, 내부에 가속도계나 자이로스코프와 같은 센서가 탑재되어 있어 공의 움직임과 진동을 정밀하게 감지합니다. 반려견이 이 공을 물고 흔들거나 굴리면, 공의 움직임을 감지한 센서가 신호를 블루투스나 Wi-Fi를 통해 연결된 노트북 컴퓨터로 전송합니다. 노트북은 이 신호를 사전 설정된 트리거로 인식하여 자동으로 주인에게 영상 통화를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의 반려견 '잭'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실제로 주인과 소통하는 실험에 참여하며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잭은 공이 주인과의 연결 수단이라는 것을 학습한 후, 처음에는 무작위적인 통화를 시도했지만, 점차 규칙적인 패턴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주인이 오랫동안 집을 비웠을 때, 또는 특정 시간대에 주인이 그리울 때 공을 흔들어 통화를 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견주는 이 시스템을 통해 집에 홀로 남겨진 반려견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거나, 반려견이 어떤 상태인지 직접 눈으로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단순한 움직임 감지 카메라나 원격 제어 장난감과는 차원이 다른, 반려견이 스스로 통화를 시작할 수 있는 양방향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합니다. 기존의 펫캠은 주로 주인이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필요에 따라 음성 메시지를 보내는 일방향 소통에 그쳤지만, '도그 폰'은 동물이 주도적으로 소통을 시작하는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이 '도그 폰' 시스템은 바쁜 현대 사회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반려견들의 분리 불안을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2022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40% 이상이 반려동물의 분리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반려동물 포기 및 유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분리 불안 증상은 과도한 짖음, 파괴적인 행동, 부적절한 배변, 자해 등을 포함하며, 이는 동물의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립니다. 예를 들어, 주인이 장시간 외출했을 때 반려견이 불안 증세를 보이면, 스스로 주인에게 연락하여 안정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인의 목소리와 얼굴을 화면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으며,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인이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장기간 집을 비울 경우에도 영상 통화를 통해 꾸준히 교감하며 유대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초기 실험에서 반려견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시스템에 적응했으며, 주인과의 영상 통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반려견이 단순한 자극 반응이 아닌, 실제적인 소통의 욕구와 함께 주인을 향한 애착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기술은 분리 불안 행동 교정을 위한 훈련 과정에 보조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앵무새들의 온라인 사교 활동: 터치스크린을 통한 연결

글래스고 대학 연구진은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반려 앵무새 간의 장거리 온라인 소통 연구도 진행했습니다. 앵무새는 높은 인지 능력과 복잡한 사회적 구조를 가진 조류로 알려져 있으며, 특정 앵무새 종은 5세 아이와 유사한 인지 능력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특히 동종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 건강 유지에 필수적입니다. 오랜 수명을 가진 앵무새들이 홀로 지내는 경우 심각한 행동 문제나 우울증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실험에서는 혀로 살짝 화면을 건드려 작동하는 방식으로 특별히 설계된 터치스크린을 사용했습니다. 앵무새의 부리와 혀는 매우 민감하고 정교한 조작이 가능하며, 이는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에 적합합니다. 스크린은 앵무새의 안전을 고려하여 견고한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앵무새가 쉽게 접근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새장 내부에 설치되었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26마리의 앵무새들은 이 터치스크린 사용법을 성공적으로 익혔고, 하루 최대 3시간 동안 다른 앵무새들과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소통했습니다. 각 통화는 최대 5분간 이어졌으며, 앵무새들은 털 고르기(allopreening, 서로 털을 다듬어주는 행위), 장난감 놀이, 다양한 발성 교환(새들의 복잡한 의사소통 방식) 등 폭넓은 상호작용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앵무새들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환경에서 사회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결과입니다. 이는 고립된 환경에서 지내는 앵무새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 대부분의 앵무새는 특정 친구 앵무새와 더 자주 소통하려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는 온라인 환경에서도 개별적인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치 사람이 온라인 친구를 사귀는 것처럼, 앵무새들도 자신이 선호하는 '친구' 앵무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한 것입니다. 이는 앵무새들이 단순히 무작위적인 자극을 찾는 것이 아니라, 특정 개체와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앵무새 주인들은 실험 전에는 새들이 사람하고만 교류할 때 만족한다고 생각했지만, 온라인으로 다른 앵무새와 상호작용할 때 새들이 훨씬 더 행복해 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는 동물들이 동종과의 상호작용에서 얻는 만족감이 인간과의 교류와는 또 다른 중요한 가치를 지님을 시사합니다. 인간은 동물의 사회적 욕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으며, 동종과의 상호작용은 동물의 종 특이적인 행동을 발현시키고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나아가, 이는 동물 복지 향상에 있어 사회적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술이 이러한 복지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특히, 물리적인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다른 앵무새와 함께 지낼 수 없는 개체들에게 이 기술은 삶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동물 인터넷의 철학: 동물의 주체성과 사회적 연결성 강화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는 이러한 연구들이 "단순한 영상 통화를 넘어 동물들이 실제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동물이 자신의 환경을 통제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사회적으로 연결될 획기적인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동물을 수동적인 존재로만 보지 않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주체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동물 윤리학에서 논의되는 '동물의 권리'와 '동물 복지'의 개념을 기술적으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철학자 톰 리건(Tom Regan)이나 피터 싱어(Peter Singer)가 제시한 동물 해방 및 권리 주장이 이론적이었다면, 동물 인터넷은 이러한 주장을 현실 세계에서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합니다.

예를 들어, 동물이 원하는 시간에 특정 장난감과 연결하거나, 특정 소리를 재생하도록 선택하는 등의 기능이 동물 인터넷의 미래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외부에서 주인이 장난감을 조종하거나 음악을 틀어주는 것을 넘어, 동물이 자신의 욕구에 따라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동물이 실내 조명의 밝기를 조절하거나, 실내 온도를 자신에게 맞게 변경하거나, 특정 구역의 문을 여닫는 등 물리적인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현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특히 활동량이 많거나 특정 환경에 민감한 동물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덥다고 느끼는 개가 스스로 에어컨을 켜거나, 놀고 싶을 때 특정 로봇 장난감을 작동시키는 시나리오를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반려동물이나 동물원 동물의 기본적인 생리적, 물리적 필요 사항은 다양한 방식으로 충족되어 왔지만, 이들의 인지 능력과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킬 더 큰 기회는 종종 간과되어 왔습니다. 먹이와 물, 안전한 보금자리, 건강 관리는 기본적인 복지 요소이지만, 동물의 정신적 복지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동물 인터넷은 이러한 간극을 메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갇혀 있거나 외로운 동물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정신적 자극과 사회적 관계를 제공함으로써 삶의 질을 현저히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고립된 환경에 처한 동물, 예를 들어 장기 입원 중인 동물이나 보호소의 동물, 또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야생 동물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또한, 인간이 동물의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어, 보다 공감적인 돌봄 방식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동물의 선택과 반응을 통해 그들의 내면세계를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됨으로써,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더욱 성숙하고 상호 존중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기술적 도전과 윤리적 고려: 미래를 향한 발걸음

물론 동물 인터넷 개발에는 다양한 기술적 도전 과제가 따릅니다.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동물의 고유한 감각 능력과 인지 수준에 맞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언어와 논리에 기반한 기존의 인터페이스는 동물에게 적합하지 않으므로, 행동 관찰, 소리 분석, 촉각 반응 등 동물의 자연스러운 의사 표현 방식을 이해하고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개나 고양이의 경우 터치스크린보다는 냄새, 소리, 움직임, 특정 제스처(예: 꼬리 흔들기, 발로 긁기)를 인식하는 센서 기반의 인터페이스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개의 뛰어난 후각을 활용하여 특정 냄새를 맡으면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앵무새의 경우에도 혀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는 섬세한 센서 기술과 함께 시각적인 피드백이 필수적입니다. 이처럼 각 동물의 종 특이적인 행동 양식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기술 개발의 성공을 좌우할 것입니다.

또한, 시스템의 안정성과 보안을 확보하여 동물이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동물이 장치를 파손하거나 스스로에게 해를 입히지 않도록 견고하고 안전한 재료로 제작되어야 하며, 데이터 프라이버시(예: 동물의 행동 데이터, 주인과의 통화 내용) 보호, 잘못된 정보 전달 방지 등 윤리적인 측면 역시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시스템 오류로 인해 동물이 원치 않는 통화에 연결되거나, 외부인이 시스템에 침입하여 동물을 불안하게 만드는 상황을 방지해야 합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동물의 미묘한 신호들을 학습하고 해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욱 정교하고 직관적인 상호작용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동물의 표정, 자세, 소리, 움직임 등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AI가 분석하여 동물의 감정 상태나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적절한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예를 들어, 반려견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를 AI가 감지하면, 자동으로 주인에게 알림을 보내거나 미리 녹음된 주인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식입니다. 이러한 기술은 동물의 정신 건강 모니터링 및 조기 질병 진단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동물의 생체 데이터(심박수, 체온 등)를 웨어러블 센서로 수집하고 AI로 분석하여 건강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포괄적인 헬스케어 시스템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윤리적인 고려 사항은 기술 발전과 함께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동물의 '동의'를 어떻게 해석하고 얻을 것인가? 기술이 동물의 자연스러운 행동 양식을 왜곡하거나 과도한 의존을 유발할 가능성은 없는가? 기술 사용의 이점과 잠재적 위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동물 윤리학자, 행동학자, 수의사, 기술 개발자가 긴밀히 협력해야 합니다. 또한, 동물 인터넷 기술이 특정 종이나 부유한 계층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범위의 동물 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합니다.

'동물 인터넷'이 그릴 미래 세상의 모습

히르스키-더글러스 교수는 미래의 '동물 인터넷'을 통해 "완전히 다른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고 말하며 큰 기대를 표했습니다. 그의 비전은 단순히 외로운 반려동물이 주인과 연락하는 것을 넘어, 전 세계의 동물들이 국경과 종을 넘어 우정을 쌓는 모습을 현실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동물원 동물들이 다른 동물원 친구들과 교류하거나, 구조된 동물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받거나, 심지어는 야생동물 연구에서 생태계 내 개체군 간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미래 시나리오를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 동물원 및 보호소: 한 동물원의 고립된 코끼리가 다른 동물원의 코끼리 무리와 영상 통화를 통해 상호작용하며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보호소의 유기견들이 잠재적인 입양 가족과 원격으로 교감하며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적응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 야생 동물 연구 및 보존: 카메라 트랩과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된 야생 동물의 행동 및 소통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정 개체군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거나, 인간의 개입 없이 야생 동물의 행동을 유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멸종 위기 종의 번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원격으로 특정 행동을 유도하거나, 개체군 간의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 교육 및 공감: 어린이들이 원격으로 동물들과 상호작용하며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인간이 다른 생명체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을 함양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 장애인 보조 동물: 시각 장애인 안내견이나 청각 장애인 보조견이 주인의 특정 요구 사항을 원격으로 감지하고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등, 더욱 정교한 상호작용을 통해 보조 기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궁극적으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재정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동물을 단순히 돌봄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그들의 사회적 삶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동물 인터넷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인간이 지구의 다양한 생명체와 공존하는 방식을 성찰하고, 보다 풍요롭고 상호 연결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이 기술은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동물의 복지와 주체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이러한 꿈같은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용어해석

  • 동물 인터넷 (Internet of Animals, IoA): 반려동물과 다른 동물들이 사물 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하여 서로, 또는 사람과 소통하고 환경을 제어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기술 및 개념입니다. 동물의 능동적인 상호작용을 목표로 합니다.
  • 동물-컴퓨터 상호작용 (Animal-Computer Interaction, ACI): 동물이 컴퓨터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동물의 인지 능력과 행동 양식을 고려하여 동물 친화적인 기술 시스템을 설계하는 학문 분야입니다. 인간 중심의 기술 설계를 넘어 동물의 복지 향상을 목표로 합니다.
  • 도그 폰 (Dog Phone): 반려견이 특정 장치(예: 센서 내장 공)를 사용하여 주인에게 영상 또는 음성 통화를 걸 수 있도록 개발된 시스템입니다. 반려견 스스로 통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분리 불안: 반려동물이 주인의 부재 시 느끼는 과도한 불안감과 스트레스 증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과도한 짖음, 파괴 행동, 배변 실수 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인지 능력: 사물이나 현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며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정신적 능력입니다. 동물의 경우 종마다 발달 수준과 특징이 다릅니다.
  • 동물 복지: 동물이 고통 없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념입니다.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건강까지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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